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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N제주매거진》고사리장마(2024년 3월 28일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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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0,889회 작성일 24-04-1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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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장마]


202432816:10분 방송

사단법인 한국자연재난협회 제주도지부 유종인 회장

 

[질문] 오늘은 제주에만 있는 특별한 날씨, 고사리 장마에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 해 주신다고요. 지금이 마침 고사리 장마 시즌이기도 하죠?

 

꽃샘추위가 물러나고 3월 말쯤, 바로 이때쯤이죠. 새벽부터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고사리 채취 채비를 갖추어 나서다 보니 고사리가 많이 나는 지역을 낀 도로 양쪽에는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차량이 길게 늘어선 주차행렬 모습을 자주 봅니다. 고사리를 꺾으며 오르는 것이 아니라 일단 산 높이 먼저 오르죠. 왜냐하면 채취한 고사리의 무게 때문에 내려오는 길에 담아야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며, 또 새벽 일찍 오르는 것은 햇빛이 나기 전에 작업을 마쳐야 수월하기 때문이랍니다. 또한 새벽에는 안개 끼는 날이 많아 습하고 이슬비가 내리는 시기에 채취해야 좋다고 앞다퉈 출발하기도 하죠.

 

[질문] 그만큼 제주 고사리가 또 특별하기도 한데, 요즘처럼 비가 자주 오고 하면 고사리가 더 잘자란다면서요.

 

, 비를 맞고 쑥쑥 자라나는 고사리가 곳곳에 지천(至賤)이라서, 제주도에서는 해마다 3월 하순부터 5월 중순까지 고사리 채취가 집중적으로 이뤄집니다. 4월 하순이면 고사리 축제가 성황리에 열리기도 합니다.

[질문] 이렇게 고사리를 채취하기 좋은 기간에는 확실히 기상상황이 좀 다르다고 볼 수 있나요?

 

이 고사리 채취기간에는 가시거리가 100m 안팎의 짙은 안개가 낀 날이 많고 비가 몇일동안 계속 내리기도 하는데, 이러한 현상은 고사리가 많이 자라는 숲 속일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이렇듯 제주 곳곳에 돋아나는 고사리가 자라기 좋게 때맞추어 비가 내린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가랑비와 짙은 안개가 계속되는 것이 특징인데요, 봄철 제주에 몇일 동안 계속 내리는 비를 오래 전부터 제주 사람들은 고사리장마라고 표현해 왔습니다.

 

[질문] 그럼 다른 지역에도 이렇게 그 지역만의 특색있는 기상현상들이 있을까요?

 

강원도 양양과 간성 사이에 부는 고온 건조한 국지적 강풍을 양간지풍이라고 명명하는데요. 이와같이 지방 지역 특색을 감안한 지방 토속 기상용어라고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원래 장마는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인데, 장마철이 아닌 이른 봄 잦은 비가 내리는 시기가 있습니다. 3월 하순부터 4월 상순에 내리는 비로 '유채 장마(菜種梅雨)'로 불립니다. 일본은 유채, 우리는 고사리로 이름은 달리하지만 기상학적 의미는 같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고사리 장마는 최근 방영되었던 TV 드라마에서도 소개되기도 하였습니다.

 

[질문] 사실 장마, 하면 원래 여름을 많이 생각하는데, 이런 고사리 장마와 차이가 있나요?

 

원래 장마라함은 여름철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지역 남쪽의 고온 다습한 열대성기단과 북쪽의 한랭 습윤한 한대성기단이 만드는 정체전선에서 오래기간 내리는 비를 말하는 건데요, 사실 우리나라의 본격 장마는 6월 하순부터 제주에서 시작하여 7월 중순 또는 말쯤 종료합니다. 그런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 우리나라 제주도에는 이슬비처럼 약한 비가 자주 내리는데 짧게는 사흘, 길게는 일주일 이상 내리는 비를 고사리장마라 명명하고 이 시기에 고사리 채취에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가담하는 문화를 만들어 낸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고사리 장마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면서요?

 

장마기간 임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비가 안 오는 마른장마가 있듯 마른 고사리 장마가 있는가 하면 20일 이상 비가 지루하게 내리는 장마다운 고사리장마도 있습니다. 제주를 기준으로 최근 20년 동안 통계조사에 의하면 3월 하순부터 5월 상순까지 강수일수가 10일 이하인 해는 1회로 2019년은 9일이였으며, 반면 20일 이상 비가 내린 해는 4회로 2010년은 23일 동안 비가 내렸습니다. 한편 2009년가 2013년은 강수일수가 각각 13, 10일 임에도 불구하고 고사리장마가 뚜렷하지 않아서 제주도 고사리장마 실종이란 제목으로 언론에 기사화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이 기간 내에 일별 강수일수를 통해 고사리장마로 분석되는 횟수는 5월 초순이 9회로 가장 많았고, 3월 하순이 7, 4월 하순이 6회였습니다. 결국은 이 때가 고사리 채취에 가장 적기인거죠. 올해 고사리 채취에도 참고하면 좋을 듯 싶습니다.

 

[질문] 그럼 올해 고사리 채취하기 좋은 일정들을 한번 예상해 봐 주신다면요?

 

지난 22일 기상청 발표 3개월 기상전망에 따르면 4월과 5월은 예상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나 4월은 남서쪽에서 접근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비가 다소 많이 내릴 때가 있으며 예상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다고 예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신기상정보를 참고하여 고사리채취 일정을 잡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습니다.

 

[질문] 또한 이런 고사리 채취시기에는 길잃음 사고도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죠?

 

, 요즘 몇일 동안 고사리 채취 중 실종사고가 3건이나 발생했다고 오늘 아침 뉴스를 접하기도 했습니다만 고사리 채취 시 땅만 보고 다니면서 무아지경(無我之境)에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고사리를 채취하다가 방향을 잃어 실종되는 사건도 종종 일어나기도 하는데요. 각별한 주의를 하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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